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에 이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폭거” “민주주의 파괴” 등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검을 정치탄압으로 몰아가며 극우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합동 방송 토론이 열리는 날이고, 무도한 특검이 또다시 빈집털이 압수수색을 시도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 당사로 모여 비상 전선을 구축하자”고 주장했다.
공천 개입 의혹과 서울양평고속도로 개발 특혜 의혹 등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통일교 신도들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대거 당원 가입했다는 의혹 검증을 위해 당원 명부 확인을 요청했으나 국민의힘은 거절했다. 이후 김 후보는 당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국민 여러분과 저 김문수가 힘을 모아 특검의 폭거를 막아 내고 있다”며 “그들이 노린 것은 500만 당원의 명부다. 정당민주주의에서 당원은 곧 심장이자 모든 것이고, 우리는 이재명 정권이 휘두르는 폭력으로부터 국민의힘을 끝까지 지켜 내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의 비상 전선 요청은 국민의힘 선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회가 열렸다.
당 차원에서도 특검을 폭거로 규정하는 메시지를 지지하고 나섰다. 김 후보가 입장을 낸 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권의 친위부대로 전락한 정치 특검, 야당의 심장을 겨누는 폭거를 또다시 강행한다면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팀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다음주 중 다시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수석대변인은 “특검은 민감 정보인 계좌번호까지 요구하며 당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붙였고,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정당 민주주의 말살 시도”라며 “결코 물러서지 않고 또다시 이런 폭거가 강행된다면 우리 당원과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희생양 삼는 정치 보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