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위임원 A씨의 직장내 괴롭힘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지자 KPGA가 A씨를 해임했다. ‘2차 가해’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노조는 피해 직원에 대한 보복성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KPGA노조에 따르면 KPGA는 지난 2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A씨를 해임했다. 노조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갑질 사태에 대한 KPGA의 태도를 비판한 뒤,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노조와 KPGA는 그동안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노조는 KPGA가 의도적으로 A씨에 대한 징계를 유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KPGA는 A씨에 대한 ‘무기한 정직’ 조치를 했고, 별도로 스포츠윤리센터의 징계 요구는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란 입장이었다. 이번에 A씨가 해임되면서 징계를 둔 쟁점은 일부 마무리됐다.
하지만 노사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KPGA가 A씨의 갑질 피해자를 징계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한 탓이다. KPGA는 이달 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갑질 피해자 6명을 포함한 사무국 노동자 7명을 무더기 징계 처분했다. 이 중 갑질 최초 신고자인 ㄱ씨는 견책, 현재 노동청의 직장내 괴롭힘 조사가 진행 중인 ㄴ씨는 해고 처분을 받았다. 징계는 A씨가 해당 직원들에게 받은 시말서를 근거로 이뤄졌다.
29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장관 후보자에게 “한국프로골프협회에서 일어난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알고 있으시냐”며 “비록 가해자는 최근 해임됐지만, 피해 직원들은 여전히 (보복성 징계로 인해)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PGA는 다음달 4일 징계위를 다시 연다. 지난 징계위에서 해고 처분을 받은 2명과 보류한 2명을 재심한다. 해당 직원 4명은 모두 A씨로부터 갑질을 받은 피해자다. ㄱ씨는 재심 대상이 되지 않았다. 노조는 ㄱ씨에 대한 징계 처분 결과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뒤늦게 가해자를 해임했다고 이장폐천식(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으로 문제를 덮을 수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사건의 본질을 바로잡을 분기점”이라며 “사쪽은 가혹행위 문제뿐 아니라 피해 직원들 징계라는 2차 가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