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탄압과 직장내 갑질 의혹을 받는 서울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에 대한 서대문구의 감사결과 발표가 지연되자 노동자들이 경찰에 고발하고 나섰다.
민주일반노조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지회(지회장 장희정)는 17일 오전 서대문구청 본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운영 공단 이사장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내용은 △노조탄압, 직장내 갑질, 부당해고 △지인을 통한 수의계약, 강사료 지급 등 업무상 배임 △구의회 행정사무감사 위증 △공공기록물 훼손 등이다.
한 이사장에 대한 서대문구의 감사결과가 10개월째 지연되자 노동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결과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10월 한 이사장 외부 비리 제보 관련 감사를 실시했다. 한 이사장의 위법한 운영실태는 같은해 11월 서대문구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드러났지만, 구청은 열 차례나 감사결과 발표를 연장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2023년 5월 취임 이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공단이 직장내 갑질 피해를 호소한 직원 2명을 해고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두 노동자는 모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피해자 중 1명은 여전히 복직되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도 있다. 한 이사장은 지난해 8월 공단 회의에 참석한 노동자들에게 “여러분은 기본이 안 돼 있어요. 여기 핸드폰 보러 왔어요?” “노조하고 연락하려고 핸드폰 만지고 있어요?”라고 고성을 지르며 직접 휴대전화 수거를 지시했다.
게다가 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휴대전화 수거를) 직접 지시했냐”는 질문에 “시킨 적 없다”며 거짓 증언을 했다. 노조에 따르면 구의회 본회의에서 서호성 구의원은 한 이사장의 거짓 증언은 지방자치법 49조5항을 위반한 사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배임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 이사장은 취임 이후 관내 업체가 아닌 원거리 업체와 사업 관련 여러 차례 수의계약을 체결해 왔다. 외부 강사에게 지나치게 많은 강사료를 지급하거나, 이해관계 결부가 의심되는 특정 업체와 공기청정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한 이사장이 종전 근무한 고려사이버대 산학협력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업체들로 의심하고 있다.
노조는 “공단을 정상화하고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한 이사장을 고발하게 된 것”이라며 “서대문구청장은 즉시 한 이사장을 파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