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세웅 기자

“될까요?”

주 4일 근무제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취재원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다. 물론, 정말 몰라서 묻는 건 아니다. 또래 기자, 비서관들과 했던 대화들은 으레 이런 식이었다. “주 4일제 관련 기사나 행사를 주 6일을 일하면서 준비했다니까요, 주 4일제 가능해요?”

한 전문가는 “주 40시간이 아니라 52시간을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 4일제가 말이 되는 소리겠냐”고 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심스럽다”고 했고, 주 4일제가 진짜 실현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구조가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노동시간이 길어야 일이 굴러가고 임금 수준도 유지되는 구조에서, 장시간 노동은 일종의 상식이다. 대기업 사무직들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온콜’ 상태를 유지하고 수시로 핸드폰을 확인하며 일에 매여 있는 게 당연하다. 제조업 그곳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연장근로수당을 받아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이른바 ‘라인’을 쉬지 않고 굴려야 하는 관리자의 이해관계가 강하게 맞물려 있다. 한 주는 5일이고, 하루 노동시간은 8시간인데 그들의 한 주 노동시간은 52시간이다.

상식은, 구조는 깨어질 수 있을까. 주 4일제 네트워크와 민주당이 한 정책협약식을 살펴보면 법정노동시간을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까지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는 명확하다. 다만 방법이 명확하지는 않다. 우선은 시범사업을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지원해 나간다는 것이다. 임금 보전을 지원하고 기업에도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못할 것 같다. 더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11일 오후 9시께, 대통령실에서 인사 검증 업무를 지원하던 40대 국세청 직원이 쓰러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맡은 일은 걱정 말고 건강 회복에만 집중해 줬으면 한다”며 “부디 스스로를 먼저 돌봐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는 구조 변화 없이 우리가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까. 구조를 깨는 방법을 세심하게, 다각도로 찾아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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