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한님 기자

대선을 마친 거대 양당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밟고 있다. 두 정당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들은 내란 종식과 더불어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16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의 후보군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김병기·서영교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는 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내란 종식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 후보는 “내란 종식과 윤건희(윤석열·김건희) 일당들에 대한 어둠을 걷어 내는 일에는 타협 없이 마지막 한 조각까지 찾아내 그들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누가 뭐라 해도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친명계(친이재명계)다.

이날 토론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두 후보 모두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보였다. 김 후보는 “민주국가의 두 날개 중 한 날개인 야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정치 복원에 나서겠다”고 했고, 서 후보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여야가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넘겨줄 수 없으니 꿈도 꾸지 말라”고 일갈했다.

비전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여당 소속 상임위원회 위원과 장·차관 회의를 정례화하고, 원내에 민생 문제를 전담할 부대표직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온라인플랫폼법 등 민생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고도 밝혔다. 서 후보도 여당 상임위 위원과 정부 간 월례 협의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정부가 국회의원에게 정책자료를 수시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4일 차기 원내대표 후보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5선 김기현·나경원 의원, 4선 김상훈·김도읍·박대출 의원, 3선 송언석·임이자·김성원 의원 등이 언급되고 있다. 대선 패배에 따른 후유증 극복과 당내 갈등 봉합, 여당 견제 등 숙제가 적지 않다.

이날 오전 차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앞으로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며 “야당의 본령은 견제와 감시고, 부족한 의석은 오직 역량과 민심의 힘으로 채울 수 있다는 각오로 각 상임위에서 국민의 힘이 돼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통령 당선자의 형사재판을 모두 중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 중 행위를 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했던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대기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부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요청해도 소용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쟁점 법안 처리를 새 원내지도부에 맡기겠다며 12일 본회의 개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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