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표이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근로환경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대면했다. 백화점 원청과 협력업체 노조가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백화점업계에서 처음이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가 참여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감정노동 안전장치 미흡 문제 △여름 냉방시설 가동과 화장실 사용 문제 △정기휴일 및 갑작스러운 연장근로 등 근로환경 개선 문제 등이 논의됐다. 노조쪽에서는 한채운 샤넬지부장, 김연우 한국시세이도지부장, 하인주 로레알코리아지부장 등이 참여했다.
한 지부장은 백화점 원청이 ‘감정노동’의 책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 노동자는 고객 갑질에도 감정노동 안전장치가 없는 탓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노조는 각 협력업체의 감정노동 매뉴얼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정노동 매뉴얼은 실무진 선에서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시설 문제를 꼬집었다. 냉방시설 가동은 지점마다 기준이 없는 탓에 점장에 따라 매뉴얼이 달랐다. 일부 대형 백화점에서는 영업시간 외 냉방을 하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김 지부장은 냉방시설 관련 일관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휴게실과 의무실이 축소되고 있는 현장 상황을 전달하고 남성 휴게실의 필요성도 전달했다.
하 지부장은 정기휴무일 취소 문제를 지적했다. 백화점은 12월을 제외하고 매월 1회 정기휴무를 실시하는 관행이 있다. 주말에도 운영되는 백화점 특성상 노동자의 최소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최근 일부 백화점이 정기휴무일을 취소하면서 백화점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하 지부장은 이날 정기휴무일은 월 2회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원청 인원감소로 협력사에게 업무 전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화답했다. 그는 “아직도 현실이 이런가. 냉방이나 화장실 문제는 일부 케이스라도 당사자에게 큰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피해가 없도록 가능한 빨리 시정되도록 하겠다”며 “정기적으로 있는 백화점협회에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협력업체 노동자의 인권문제, 노동환경 개선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하반기 국정감사와 의정활동 과정에서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과도 관련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