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무죄 판결에 사실상 불복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판결에 승복하라는 기존 주장을 뒤집은 셈이다. 당대표 사법리스크를 한결 덜어낸 민주당은 헌법재판소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항소심 재판의 모든 쟁점들은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던 중대 사안들이고,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판단부터 완전 잘못됐다”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에 토대를 두는데 이 모든 기반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 비대위 회의 기사를 쓰실 때 저를 클로즈업한 사진은 쓰지 마시라”며 “서울고법에 가면 사진 조작범이 될 수 있다”고 사법부를 조롱했다.

이 대표 판결뿐 아니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계선 헌법재판관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인용 의견과 서울고법의 (이 대표 공직선거법 항소심) 무죄 판결문을 읽으면서 국민이 앞으로 어떻게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이른바 ‘사법부 불신론’을 확산하는 형국이다.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한 분들이 우리법연구회에 소속됐다는 공통점이 있고, 판사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재소장을 비롯한 정계선·이미선 재판관이 우리법연구회를 통해 민주당과 카르텔을 형성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민주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26일) 오전에 법원의 판단에 승복해야 한다더니 오후에 무죄가 나오자마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 재판부를 공격하다니, 이렇게 쉽게 거짓말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앞으로 권 대표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이 대표는 산불로 소실된 경북 의성군 고운사를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심을 챙기고, 당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투트랙 전략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8일까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신속 선고를 촉구하며 광화문 천막당사를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고, 소속 의원이 참여하는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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