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야당이 지지층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구 선진국 기준에 의하면 민주당은 보수 정당이거나 그에 가깝다”며 중도에 이은 보수 끌어안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중도의 의미를 알고 이야기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달라 중도의 의미를 퇴색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자리에 서 있어도 상황이 변하면 오른쪽이 왼쪽이 될 수도 있다”며 “국힘(국민의힘)이 극우 본색을 드러내며 형식적 보수 역할조차 포기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중도·보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새날’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한 뒤로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민주당 차원의 ‘중도·보수 이재명 띄우기’도 노골적이다. 이날 오전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엄 예견, 계엄 해제 주도, 의원들의 태극기 배지 착용 제안 등 이 대표의 리더십을 열 가지로 정리해 기자들에게 발표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중도적 국민 정당으로 출범했고, 강령에도 중도를 명시하고 있다”며 “12·3 내란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 제안으로 국회 배지와 태극기 배지를 함께 찬 의미는 무너진 민주 헌정의 가치를 회복하자는 의지고, 정상적인 보수라면 공감할 것”이라고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의 중도·보수 선언에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극우에 가두는 야당의 여론전에도 난색을 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라는 것은 포용과 통합인데, 이재명 대표의 행위는 배척과 편가르기”라며 “선거전략상 의도적 우클릭이고, 우리 당을 극우몰이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해도 윤 대통령을 지키며 조기대선까지 포기할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단하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며 “인용하든 기각하든 결정난 후에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역시) 당의 공식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절차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계속 지적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