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2·3 내란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국정운영을 방해한다고 저격했다.

권 대표는 민주당이 노선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폐기하고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에게 주 52시간제(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권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소추와 구속 기소까지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크신지 잘 알고 있고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2%, 건전재정 추진, 한미일 3각 협력 강화 등을 성과 예시로 들며 “민주당의 방해 책동을 뚫고 이룩했던 것으로 더욱 값지다”고 평가했다.

윤 정부의 과제 중 노동개혁은 민주당과 노조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호소했다. 권 대표는 “법치주의에 따라 노동개혁을 추진한 결과 불법파업이 줄어들고, 90%의 노조가 회계공시에 참여해 투명성을 높이고, 노조간부의 채용 비리도 바로잡았다”며 “하지만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이중구조 해결은 민주당과 강성노조의 반대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반시장적·반기업적 악법”을 발의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실용주의를 주장할 거라면 노란봉투법부터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권 대표는 “민주당이 민노총·전농 같은 좌파단체의 입법로비를 들어주면 좌파단체는 민주당을 위해 정치투쟁 스크럼을 짜 줬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정책과 노선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면, 노란봉투법부터 폐기하고 여야가 합의한 민생 법안들을 당장 통과시켜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민생 법안’은 주 52시간제 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이었다. 권 대표는 “(반도체는) 연구개발과 생산이 24시간, 365일 지속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산업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국가적 정책 지원과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초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며 “주 52시간 규제에 집착하는 민주당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뒤떨어진 정치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약 40분간의 권 대표 연설이 끝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연설 과정에서 “적당히 해라” “(야당 비판 말고) 비전을 좀 이야기하라”고 항의했던 야당 의원들은 바로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