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15일 마무리된 뒤에도 여야는 바쁘게 움직였다. 국민의힘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계엄특검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6일 본회의를 열어 내란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국민의힘의 법안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실제 법안을 발의해 협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6·17일 본회의서 특검법 다룰 듯
국민의힘, 계엄특검법 발의 내부 진통
민주당은 이날 오후 소속 의원들에게 ‘(국민의힘이) 내란특검법을 발의하면 내일 협상을 할 계획이고, 오후 늦게라도 합의하면 본회의를 열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지를 냈다. 야당은 16일을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 개최 요구를 우원식 국회의장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이 16일에 법안을 발의해서 야당과 협의를 시작하면 17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내일 (본회의를 우 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했고, 16·17일 양일 아니면 양 일 중 하루는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국민의힘의 법안 발의 여부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내란특검법에 맞선 계엄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법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 직후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정치적 부담도 작용할 뿐더러, 아직 의원들 내부에서 특검법 발의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야당의 내란특검법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법안을 준비한다고 밝힌 지도부는 16일 비상의원총회에서도 발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계엄특검법) 발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공당으로서 선언한 바가 있기 때문에 내일 또 비상의원총회를 할 예정이고, 가급적 일정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 “민생·경제 집중할 때”
16일부터 본격화할 특검법 합의 국면은 정국 분위기를 가를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하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체포됐으니 민생과 경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신속하게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회와 정부가 참여하는 국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우 의장도 입장문을 내고 “국회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민생안정을 위한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야가 논의 중인 특검법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단독으로 내란특검법 처리를 추진한다면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정국은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다만 야당 입장에서는 특검법을 발의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무한정 기다리거나, 국민의힘의 특검법을 무작정 수용하기도 어렵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제대로 된 수사를 하겠다는 진정성과 의지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즉시 특검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며 “특검법 처리를 미룰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국민의힘도 사사건건 딴죽 걸지 말고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