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았다. 세계의 노사정은 어떤 노동문제를 고민하고 있을까. 국제노동기구(ILO)는 △비공식경제의 공식경제로의 이행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와 사회를 향한 정의로운 이행 △공급사슬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우선 사업으로 내세운다.
전 세계 노동자 10명 중 6명이, 기업 5곳 중 4곳이 비공식경제에 속해 있으며, 비공식경제가 감소할 거라는 기존의 예측과 달리 많은 나라에서 비공식경제가 증가하고 있다. 빈곤과 저질의 일자리로 대표되는 비공식경제를 공식경제로 전환해야 모두를 위한 괜찮은 일자리와 사회의 형평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ILO의 입장이다.
그리고 기후위기가 수백만 명의 일자리와 생계를 교란하는 상황에서 자연과 일을 조화시키는 일은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며,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 협약을 실행함으로써 2030년까지 1천8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ILO는 주장한다.
국제노총(ITUC)은 정의로운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를 맨 앞에 세우라고 요구한다. 2023년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화석연료로부터의 탈피 △재생에너지 확대 △글로벌 차원의 협약 이행 점검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기금 마련, 그리고 2024년 11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합의된 △기후 재정 목표 설정 △신규 기후 재원 조성 방안 논의에서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할 것을 ITUC는 강조하고 있다.
공산권 국가 노조의 국제조직인 세계노련(WFTU)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학살을 비난하면서 제국주의 전쟁과 개입으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국제 정세를 경각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고 경고한다. 나아가 평화와 사회정의를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한 모든 군사적 동맹을 해체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더불어 2025년 세계노련의 요구로 △완전한 권리 보장과 함께 하는 실질임금의 인상과 고용안정 △임금 삭감 없는 주35시간제 △양질의 공공의료, 교육, 사회보장제도의 보편적 접근 △모두를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제안한다.
국제사용자단체(IOE)는 지난 한 해 정의로운 전환과 기후위기를 논의하는 ILO 회담장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강화했다고 자평하면서 새해에는 지정학적 불안정성, 구조적 불확실성, 규제 장벽이 사용자들의 전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IOE는 지난해 11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ITUC와 함께 △사회적 파트너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정의로운 이행 사업에서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장 등 기본노동권의 존중과 증진 △지속가능한 기업발전을 위한 정부의 중심적 역할 △노동자 숙련 향상을 위한 협업 전략의 촉진 △효율적이고 깨끗한 에너지와 경제의 녹색화를 촉진하는 산업정책 채택 △화석연료에서 탈피하는 에너지 이행을 위한 노사정 협력 촉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세계 인구의 8.5%인 7억명이 하루 2.15 달러의 절대빈곤선 하에서 생활하고 있고, 홍수와 가뭄 등 기후위기의 충격은 이들 빈곤층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며, 코로나19 위기 이후 빈곤국의 부채가 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코로나19 전보다 낮아졌으며, 세계 물가는 코로나 전보다 올랐고, 무엇보다도 각국의 통계 데이터가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새해로 넘어오면서 팔레스타인 학살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대만과 한반도 문제 같은 지정학적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새해 세계 각국의 노사정은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이러한 도전들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고 급변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윤효원 객원기자/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wemaster@labor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