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인 금융노조 산하의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가 노조설립 52년 만에 단독 전면파업에 나선다. 27일 조합원 9천여명이 파업에 들어간다. 이 중 7천명 이상이 전국에서 상경해 파업대회를 열고 회사·정부에 임금인상과 총액인건비 제도개선을 요구한다.

지부는 26일 “올해 임금단체교섭 결렬에 따라 27일 하루 전면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파업대회는 당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개최한다.

올해 임단협에서 지부는 시중은행 대비 70% 수준인 임금의 현실화와 체불임금 해소를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이익배분제 도입을 통한 특별성과급 지급, 시간외 근무로 축적한 보상휴가 현금지급을 주장했다. 사측은 총액인건비제 내에서 임금·복지 수준이 결정된다며 지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사측의 거부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 지침으로 인건비 통제를 받는다. 임금인상률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한다. 2021년에는 0.9%, 2022년 1.4%, 지난해에는 1.7%, 올해는 2.5% 인상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맺은 금융산업 임금인상률은 2021년 2.4%, 2022년 3.0%, 2023년 2.0%, 2024년 2.8%다. 노동조건이 정부 방침으로 정해지면서 기업은행 노사관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선 위원장은 “총액인건비제 내에서 인상률이 계속 적용될 경우 시중은행과의 임금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부 관계자는 “조합원 80% 이상이 참여하는 파업대회를 통해 회사와 정부에 대한 분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대회 참가자는 집회 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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