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오랜 탄식은 일해 밥 벌어먹는 사람들의 흔한 입버릇이다. 하지만 날로 절절한 호소다. 다 오른다. 점심 국밥 한 그릇이 부담이다. 김치, 깍두기 함께 나누며 수다 떨던 동료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도시락을 직접 싸 온다. 김밥, 컵라면으로 혼밥하는 사람들로 점심시간 편의점이 붐빈다. 전기가스 요금이 곧 오른다고, 또 뭐가 오른다고. 생일 맞은 조카 손에 쥐어 줄 장난감 가격도 훌쩍 올라 면목 없는 이모·삼촌은 저가 용품 많이 판다는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자꾸 뒤진다. 배춧값이 또 천정부지 오른다니 멀리 사는 늙은 엄마 김장 걱정 하소연을 듣는다. 파산을 걱정한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화가 차오른다. 저기 깃발 올려 모인 사람들이 실질임금 올리라고 목소리 높인다. 구호 맞춰 주먹이 오른다. 사회자 선동 따라 싸움 기세가 오른다. 자, 마지막으로 풍선을 하늘 높이 올려 주세요. 그가 외쳤다. 헬륨 가스도 아니고, 입바람 넣은 것이 오를 리 없었다. 그렇다면 바닥에 떨어진 풍선을 밟아 터뜨려 주세요. 사회자가 급히 수습했다. 바람 적은 풍선도, 거기 사람들도 빵 터지고 말았다. 물가도 오르고, 청년 실업률도 오르고, 이러다 정말 큰 일이 터질 것이라며 걱정 많은 사람들로 주말 광장이 붐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