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암 투병 중 22일 별세했다. 향년 78세다.

고인은 지난 7월17일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다. 담낭암을 발견했을 때 이미 4기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밀양 출신의 장 전 이사장은 1966년 서울대 법학과 입학 후 학생운동·민주화운동에 주력했다. 1970년 전태일 열사 죽음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전태일 열사 모친 이소선 여사는 아들 장례식장을 찾은 학생 장기표를 보고 “태일이가 그토록 대학생 친구 갖기를 바랐는데 죽고 나서야 나타났다”고 말한 일화가 있다. 민주화운동·노동운동으로 12년의 수배 생활, 9년의 수감생활을 지냈다.

민주화 이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다가 1990년 이재오(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김문수(현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 이후 보수정당에 앞서 투신한 이재오·김문수가 승승장구했던 것과 달리 고인은 정치적으로 실패의 길을 반복해 걸었다. 2004년 한국노총이 주도해 창당한 한국사회민주당(녹색평화당과 합당 후 녹색사회민주당으로 재창당)의 대표를 맡았지만 총선에서 지지를 받지 못해 당이 해산되기도 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도전하기도 하고,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기치로 내건 특권페지당 창당 작업에 나섰으나 결국 실패했다. 최근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을 이어갔다.

암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1시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셈터에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했다. 26일 발인한다. 장지는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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