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 택배 노동자들이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한진택배 본사 앞 농성을 시작했다. 임금(수수료)과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택배사 원청이 교섭 테이블에 직접 나오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진짜 사장 찾기가 택배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본부장 김사성)는 27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한진택배는 최저배송수수료 제도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택배업계에서 최근 한진택배 위상은 급락하고 있다. 쿠팡이 배송시장에 뛰어들면서 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택배 등 전통의 3강 구도가 깨진 것. 한진택배는 최근 쿠팡 물량이 대거 줄어들면서 3강 구도에서 밀려나 로젠택배·우체국택배와 경쟁하는 양상이다.
택배노동자들은 줄어든 물량을 실감한다. 배송 물량 감소는 곧 임금 감소를 의미한다. 최근 CJ대한통운이 쿠팡과 전면전을 위해 주 7일 배송제를 준비하는 것도 한진택배 노동자에게 고심거리다. 택배산업본부 관계자는 “1년 전과 비교해 하루 배송물량이 평균 30% 감소했다”며 “택배업계 경쟁은 심화하는데 한진택배 내에서는 배송체계 변경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택배산업본부는 한진택배 대리점연합회와 정례협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택배산업 현안은 안건이 채택되지 못하는 데다 최근 정례협의 자체가 중단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원청 한진택배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이다.
택배산업본부는 경쟁력 강화와 임금보전 대책을 한진택배에 요구하고 있다. 물량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건당 1천200원의 최저배송수수료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김사성 본부장은 “한진택배는 원청·대리점·본부 3자가 마음을 모아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라며 “임금, 배송체계 변경,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노사가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산업본부는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26일을 시작한 본사 앞 결의대회를 매일 개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