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신 메 타보이스㈜  부대표
▲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모두 마무리된 지금, 정당 지지도는 거의 붙어 있다.

지난 22일 목요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 31%대, 더불어민주당 29%로 2%포인트 격차를 보이면서 오차범위 내에서 완전히 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대회를 마친 두 당이 받은 성적표

지난 7월 4주에 국민의힘 36%대 더불어민주당 25%로 11%포인트 격차를 보이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앞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7월 4주 전국지표조사는 7월 22~24일 중 진행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창일 때 전화면접으로 ‘컨벤션효과’가 가장 잘 반영되는 시기였다. 그래서 36%라는 지지도를 기록했고, 한 달 정도 지난 지금은 5%포인트 오차범위 내에서 하락해 31%가 됐다.

둘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지난 18일 일요일에 치러졌다. 이번 전국지표조사는 전당대회 직후인 19~21일에 진행됐다. 그러니 컨벤션효과가 사그라든 수준이 29%인지 혹은 전당대회 결과에 자극받은 진보성향자가 여론조사 응답에 적극성이 강해져 2주 전보다 5%포인트 상승해 29%가 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두 당의 컨벤션효과가 달리 반영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전당대회를 모두 마치고 진용을 정비한 후의 정당 지지도는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후 컨벤션효과가 사그라드는 모양새가 분명해 보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나름 뭔가 기대를 모으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여론은 두 당 대표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응답은 49%다. 지난 2022년 9월 첫 임기를 시작할 때의 51%와 거의 같다. 연임을 시작하는 야당 대표로서 절반의 긍정 평가를 받는 것은 크게 높거나 낮지 않고, 민주당 지지자 중 86%의 기대를 얻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지지자의 열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이 보인다. 2022년 9월 첫 임기를 시작할 때도 민주당 지지자 중에 87%가 “잘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직무수행 평가는 하락했다. 지난 2024년 1월 4주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이 “잘하고 있다”라는 긍정평가가 47%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7%포인트 하락해 이번 조사에서는 40%만이 긍정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기대 응답이 49%인 것과 비교하면 9%포인트 적어 주목된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지도부를 구성하고 난 직후 받은 성적표로는 여당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성적인 셈이다. 물론 야당은 평가가 아닌 기대이다 보니 평가를 받는 여당과는 다른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수도 있다.

김건희의 후광 속 숨죽이는 여당 대표

눈에 띄는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대한민국 정치가 과연 어디로 가는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2024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시사저널의 기획인데,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 3년 연속 1위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라는 기사를 읽으면서는 놀랍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김건희 여사가 꼽혔다. 2위는 한동훈 대표, 3위에 이재명 대표, 4위는 천공이 등장했다. 비율로는 김건희 65.0%, 한동훈 33.2%, 이재명 32.8%, 천공 24.0%로 나타났다. 두 자릿수 응답은 여기까지고, 한 자릿수 응답으로는 5위에 한덕수 4.8% 등이 있었다.

복수응답인데, 응답자의 89%가 김건희 여사 혹은 천공을 한 번은 선택했다는 결과다. 국민 10명 중 9명이 헌법기관으로서 대통령이 비선을 통한 영향력을 주로 받고 있다고 본다는 결과다. 영부인을 굳이 비선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국민에게 주권을 한시적 합법적으로 받은 적이 없는 사람에 의한 영향력이 크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점은 놀랍다.

2위를 차지한 한동훈 대표는 3분의 1 정도 응답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다. 이재명 대표와 차이가 없다. 둘을 합해야 겨우 김건희 여사와 비슷한 응답이 된다. 이렇듯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국민 다수가 볼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더 정확하게는 영향력을 가장 큰 인물로 선택받는 비율이 낮은 것은 왜일까?

필자는 최근 한동훈 대표가 지나치게 말을 아끼거나 현재 권력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광복절에 별안간 국민 여론에 불을 지른 뉴라이트 논란에서 한동훈 지도부의 입장을 보면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논란을 회피한다? 그럼,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이 아니니 대통령의 권한에 언급을 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이 아니니 국회의 활동에 언급을 하지 못할 것이고, 시장·도지사가 아니니 지방자치에 대해 ‘모르쇠’ 해야 한다는 것이 되는 건가. 문득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수 국민이 주로 접하는 언론매체에서 영부인 김건희 여사는 중요한 국가 행사나 외교 행보에서 대통령의 바로 옆을 차지한다.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는 이미지가 확고한 것처럼 보인다. 대조적으로 여당 대표는 눈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지 않은가.

두 대표가 얻고 있는 민심

조금 다른 해석을 해보자. 같은 시기 이번 두 당의 전당대회에서 두 대표가 각각 얻은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를 통해 민심 수준을 살펴보자. 대의원, 당원, 여론을 나눌 것도 없이 개략적으로 계산한다면 아래와 같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치르던 시기 전국지표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36%였고, 한동훈 대표가 얻은 지지도는 대략 62.84%였다. 그러면 22.6%(36%×0.6284)의 민심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에는 29%의 정당 지지도 상황에서 85.40%의 득표를 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4.8%의 민심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략 한동훈 23% 대 이재명 25%다.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다.

만일 대통령선거로 따진다면 두 인물은 아직 확고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수준이 지지도를 얻고 있진 못하다. 두텁게 형성돼 있는 중도층, 소속 정당 지지자 중에서도 대표를 지지하지 않고 이탈하고 있는 규모를 고려하면 두 인물 모두 안정권이라고 하긴 어렵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게 더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더군다나 야당은 대통령실을 향해 예정해 놓은 압박 카드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새롭게 구성된 지도부는 나름 단일대오처럼 보이지만, 여당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통령실의 민심 역주행에 침묵을 통해 동조하는 게 여당의 역할이라고 혹시 정치의 본질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면, 지금 수준의 초라한 성적에도 감읍해야 할 것 같다.

메타보이스㈜ 부대표 (bongshinkim@naver.com)

 

인용한 여론조사: 전국지표조사(NBS) 129호(2024년 8월 4주)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9~21일에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자체조사다. 더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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