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급등이 청년세대의 혼인율 하락과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세대 노동소득 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으면서 소비·저축여력 축소로 귀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경제연구소는 20일 ‘주택가격 상승이 청년세대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 제안을 받아 이한진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인상률은 2016년 12.2%, 2021년 21.0%, 2022년 10.3% 등으로 수년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평균 매매 가격은 2014년 4억8천720만원에서 2022년에는 12억7천380만원으로 2.6배 급등했다.
주택가격 급등은 출산율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합계출산율은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1.15명에서 1.30명 사이를 오갔다. 주택가격 상승이 본격화한 2017년은 1.05명으로 추락했고 2022년에는 0.78명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층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2014년 49.7%에서 2022년 36.4%로 크게 줄었다. 2022년 조사에서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결혼 자금 부족(33.7%)’, ‘출산·양육 부담(11.0%)’, ‘고용상태 불안정(10.2%)’ 등 경제적 이유가 꼽혔다. 이한진 연구위원은 “출산율 하락은 혼인율 하락이 주도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주택가격 급등이 혼인율 하락과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재분석했더니 2014년부터 2023년 사이 2030세대의 자산 평균 증가율은 각각 67.05%와 66.27%로 전체 평균 증가율(57.21%)보다 높았다. 자산이 늘어난 까닭은 부채가 많기 때문이었다. 전체 가구의 2014년 대비 2023년 평균 부채 증가율은 51.81%였는데, 20대와 30대의 증가율은 각각 217.89%·115.27%였다. 부채는 늘었지만 소득은 늘지 않았다. 2014년 대비 2023년 연령대별 소득을 비교했더니 20대 평균 증가율은 21.02%로 전체 평균(45.1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30대 증가율은 45.52%로 평균과 비슷했다. 청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낮았던 주원인은 취약한 노동소득 때문이다. 조사 기간에 전체 가구 평균 노동소득 증가율은 45.12%였는데 20대는 15.44%, 30대는 44.13%였다. 노동시장 환경이 청년층에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한진 연구위원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에 지금보다 더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 사회 이동성을 높이고,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