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손님이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인사한 뒤 주문을 받고 계산을 마치면 매장 안을 둘러본다. 테이블을 닦고 카운터로 돌아와 음료가 준비됐다고 외친다. 빈 컵과 접시를 챙겨 개수대에 넣고 있으니 또 손님들이 들어온다. 밝게 인사를 하고 주문을 받는다. 손님이 없으면 빠르게 설거지를 한다. 다시 한 번 매장을 돌며 테이블과 바닥의 먼지를 치운다. 틈틈이 분리수거를 하고 수시로 쓰레기를 비운다. 당장 할 일이 안 보이면 유리문이라도 닦아야 한다. '알아서 쉬어도 된다'지만 손님은 불시에 들어오고 '매장 관리'는 해도 해도 끝이 안 난다. 잠시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없다. 사실은 그럴 시간도 없다. 그렇게 다섯 시간을 일하고 시급 1만500원을 받는다. 쉴 틈 없이 일해도 급여는 언제나 최저선이다. 카페 윗층에는 고용노동부 지청이 있다. 그곳은 이런 경우를 '노동 약자'라 부른다 했다. 새로 온 노동부 장관 후보는 “노동 약자를 위해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의 혜택을 모두가 받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그렇게 폐업한 곳의 알바생은 어디서 돈을 버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 카페 안에 직원용 의자가 없는 건 알까. 온종일 종종대며 일하는 사람들의 급여가 얼마나 적정한지 계산은 해 보았을까. 실태조사를 하면 그런 걸 알아주는가. 실체 없는 폐업보다 지금 여기 알바를 먼저 봐주나. 유리문을 지나쳐 간 후보는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유리문 안으로 손님들만 들어온다. 질문이 날아간 자리에 인사만 남았다. 어서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