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미자동차노조(UAW)

지난달 20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미국 남부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있는 폭스바겐공장 조직화에 성공했다.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 노조 투표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던 채터누가공장에서 UAW는 찬성 2천628표(73%), 반대 985표(27%)로 노조 조직화에 성공했다. 채터누가공장 종업원은 약 5천500명이다.

전 세계 폭스바겐공장에서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유일한 곳이었던 폭스바겐 채터누가공장은 이번 투표로 1940년대 이래 미국 남부에서 노조가 조직된 최초의 공장이 되었다. 이런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폭스바겐 채터누가공장의 조직화 성공에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반면 공화당 소속인 빌 리(Bill Lee) 테네시주지사는 폭스바겐 노동자들이 실수한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조 투표 직전에 리 주지사를 비롯해 미국 남부 6개 주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노조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공개적으로 전미자동차노조 조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 40만명 가운데 15만명(37.5%)이 GM·포드·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 등 ‘빅 쓰리(Big3)’에 속한다. 미국계 기업인 ‘빅 쓰리’ 공장에는 노조가 잘 조직돼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현대차·기아 등 외국계 자동차공장 조직화는 더딘 상황이다. 특히 외국계 자동차공장 다수가 반노조 성향이 강한 미국 남부에 자리잡고 있어 전미자동차노조의 조직화 노력은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독일 회사인 폭스바겐 채터누가공장의 노조 투표 승리는 현대차와 기아 등 미국 남부의 외국계 자동차공장에 대한 전미자동차노조 조직화에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자에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 노동조합원이 되려면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가 관리하는 종업원들의 노조 투표를 거쳐야 한다. 연방노동관계위원회법 9장에 따라 해당 사업장의 종업원이나 그 사업장을 조직하려는 노동조합이 NLRB에 노조 선거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하고, 전체 종업원의 최소 30%로부터 노조 결성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캠페인 기간을 갖는데, 노조 조직자와 사용자 모두 직원들에게 노조 결성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캠페인을 펼칠 수 있다.

연방노동관계위원회는 투표 자격이 있는 종업원들을 상대로 비밀투표를 실시해 노조 결성에 찬성하는지 결정한다. 투표 결과 다수가 찬성할 경우, 연방노동관계위원회는 해당 노조를 종업원 대표로 인정하고 노조를 인증한다. 이러한 노조 투표는 노조 인정 여부와 더불어 해당 사업장의 종업원을 위한 단체교섭 대변자를 선출하고 이를 위한 교섭단위를 결정하는 과정과 더불어 진행된다.

조직화에 성공한 전미자동차노조는 폭스바겐 공장 성공의 여세를 몰아 오는 미국 남부에 소재한 자동차공장 조직화를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그 전초전은 이달 13~17일 앨라배마에 있는 메르세데스 공장을 상대로 한 노조 투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에 이어 현대차·기아·토요타·혼다·테슬라·닛산·BMW·수바루·마즈다·리비안·루시드·볼보를 조직화 우선사업장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윤효원 객원기자·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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