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투어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대 주주로 올라선 지 4년여 만이다. 또 다른 사모펀드가 인수하든, 온라인 여행사(OTA)가 인수하든 구조조정 위험은 상존한다. 하나투어노조(위원장 박순용)는 사측에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예정된 사모펀드 엑시트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최대 주주인 IMM PE는 최근 매각주간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 규모는 27.78%로 전해진다. IMM PE가 특수목적법인(하모니아1호 유한회사)을 통해 보유한 지분 16.68%와 창업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 공동창업자인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을 더한 것이다.

하나투어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26일 공시를 통해 “여행시장이 회복되고 회사 실적이 개선돼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이나, IMM과 2대 주주인 기존 주주 간 협의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한 달 전 공시와 같은 내용이다.

하나투어 매각은 예정된 수순이다. 사모펀드 목적은 엑시트(투자금 회수)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기 전 하나투어 매각이 진행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인수·합병(M&A)으로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대주주에 오르는 경우 ‘50%+1주’ 이상을 반드시 공개매수로 사들여야 하는 제도다.

또다시 구조조정?

또 다른 사모펀드나 온라인 여행사 등 새 주인으로 누가 오든지 구조조정 위험은 상존한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뒤 단기 차익을 위해 인건비 절감부터 착수하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온라인 여행사가 인수자로 나서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하나투어는 해외 패키지로 수익의 90%를 내고 있는데, 이 중 대리점을 통한 오프라인 영업이 60~70%, 온라인 영업이 30~40%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사업이 이동하면 신규 사업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중복 사업에서도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노동집약적인 여행업이 비노동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내부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코로나19 시기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직원 절반가량이 회사를 나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무급휴직을 강요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컸다.

“재매각시 노조와 대화해야”

노조는 재매각시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조는 고용안정 관련 특별교섭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아직 매각 관련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고용안정위원회는 제안에도 답이 없다. 박순용 위원장은 “구조조정으로 내부 역량이 줄었음에도 직원들이 노력해 실적을 올렸으니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며 “미래 불안정성에 대한 위로금도 지급돼야 다”고 말했다.

사측이 노조와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로 경영진은 폐쇄적 경영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매달 직접 쓰던 경영 메시지가 없어져 직원들이 경영 사정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사업계획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경영을 내세우며 노조와 대화한다면서 임금교섭 중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발표하고 대표이사는 교섭 자리에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 등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달 단체교섭에서 고용안정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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