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대가 가고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가 왔다. 국제노동조합운동도 CSR이 ESG로 전환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노동자의 자본을 위한 글로벌노조 위원회’(Global Unions' Committee on Workers' Capital, CWC) 활동을 꼽을 수 있다.
다국적기업의 투자에서 노동관행과 노동조합 권리의 개선을 목적으로 해 국제노총(ITUC)과 경제개발협력기구 노동조합자문회의(TUAC to the OECD)가 주도해 글로벌 노조들과 함께 출범시킨 ‘노동자의 자본을 위한 글로벌노조 위원회’(CWC)는 ‘ESG 평가기관’(ESG rating agencies)이 노동권을 평가 기준에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SG 평가기관의 평가 방법과 사업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노조 입장에서 제대로 된 ESG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려는 것이다. 조사는 노동기본권(fundamental labour rights)이 ESG 평가 기준에 어느 정도 반영했나를 살피게 된다. 2024년 종료 예정으로 진행 중인 연구조사에서 CWC가 대상으로 삼은 평가사는 블룸버그 ESG 평가사, FTSE 러셀 ESG 평가사 등 세계 상위 10대 평가사다.
“노동자의 자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CWC는 △자산 소유자와 자산 관리자가 투자사슬(investment chains)에서 노동기본권에 대한 책임을 증진할 수 있도록 힘의 변화를 꾀하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시장 투자자들이 글로벌 수준에서 노동조합 권리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완화토록 하고 △연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투자 관행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금융(sustainable finance) 의제에서 노동조합 사안이 우선될 수 있도록 협의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동자의 자본을 위한 글로벌노조 위원회(CWC)’ 활동에서 일컫는 “노동자의 자본”(workers' capital)이란 퇴직 연금을 목적으로 해 노동자가 집단으로 저축하거나 노동조합이 파업기금으로 축적하고 있는 “노동자 집단의 돈”(workers' collective money)을 말한다.
2021년 현재 글로벌 연기금 자산은 38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데, CWC는 펀드 수탁자(fund trustees)가 의사결정을 할 때 ESG 고려사항의 핵심 요소로 노동권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도록 만드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CWC 활동에서 보듯이, 국제노동조합운동은 노동권을 ESG 평가의 핵심영역으로 자리 잡게 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노동자의 자본을 위한 글로벌노조 위원회’(CWC)는 ‘노동권 투자자 네트워크’(Labour Rights Investor Network·LRIN)를 출범시키고, 연기금 투자자의 참가를 확대하고 있다.
다음주 국제노동뉴스에서는 ‘노동권 투자자 네트워크’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윤효원 객원기자 (webmaster@labor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