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복귀 선언한 한국노총을 찾았다. 그러나 정작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퇴직자총연합회(회장 박인상)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살아온 삶의 경험은 살아갈 삶의 나침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국퇴직자총연합회는 2007년 한국노총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퇴직한 이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김동명 위원장의 사회적 대화 복귀 선언 후 처음으로 이정식 장관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정대철 헌정회장,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거 한국노총을 찾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박인상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언할 테니 전해 달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이 경제 대국에 올라서는데 노동자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경제 발전을 위해 노동자 여러분 수고 많았다’ ‘우리 경제 어려우니 좀 도와달라’ 부탁도 하고 따스한 한마디를 해주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통령이 당선되고 1년6개월 동안 한국노총 위원장과 대화 한 번 안 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대통령이) 위원장과 커피 한 잔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식 장관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의 주체라고 치켜 세웠다. 이 장관은 “IMF 경제위기를 맞아 노사정 대타협을 했다. 정부가 필요할 때 노동계를 활용하고 먹튀할까 봐 한국노총이 요구해서 만들어진 법”이라며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의 주체로서 어려울 때마다 열심히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게 대통령의 철학”이라며 “현장과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은 영원히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의제와 관련 “정년연장은 한국노총의 주요한 의제”라면서도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하는 청년들의 절망 또한 시급하게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명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영세·하청·소상공인과 비정규직의 권익 보호 등 무수한 노동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경사노위에서 노사정이 머리 맞대고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당초 김동명 위원장의 축사가 점쳐졌으나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만 참석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김동명 위원장이 오후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다고 해서 그동안 주장했던 투쟁 기조와 원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노조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