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 모두로 작용할 수 있다.

'맘충' '꼰대' 같은 혐오표현이 유행하면 그에 따라 타인 혹은 자기 자신을 그 기준에 빗대어 검열하는 일이 늘곤 한다.

'고객은 왕이다' 라는 말이 지난 몇 년간 블랙컨슈머들의 폭언, 폭행에 자기정당성, 힘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비인격적인 상황 속에서도 항상 웃을 것을 요구 받고, 사과할 것을 강요받았던 수많은 감정노동자들에게는 '고객은 왕이다' 라는 말 또한 폭력으로 느껴졌으리라. <작가의 말>

하루에도 수십·수백명의 고객과 만나는 감정노동자, 이것이 우리의 이름이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가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들의 모습을 알리고, 공감할 수 있게 만화를 제작했다. <썰비의 매장 STORY>다. 이 이야기는 노동자들에게서 모집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주인공 ‘썰비’는 나와는 동떨어진 먼 누군가가 아니라 내 가족이나 친구, 이웃일지도 모른다. 감정노동자 이야기가 ‘썰’로만 남지 않기를, 이 만화가 남모르는 곳에서 흘리는 ‘썰비’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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