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회당과 민주노동당의 대표가 만나 두 당의 연대와 단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대표회담에 대해 기대와 염려가 엇갈리고 있지만, 두 당의대표가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누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이전에 만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두 당이 펼치고자 하는 진보 정치란 것이 서로 떨어져 고립된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서로를 믿게 만드는 일이고 보면, `만남 자체가 소중'하다는 말이 가벼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할 일많은 두 당의 대표가 없는 시간을 쪼개어 만나는 자리니만큼 무엇을 위해 만나는가 다시 한 번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두 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이 과거의 낡은 관성을 벗고 사상과 조직에서 혁신을 거듭하여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야만 한다는 요구는 이미 두 당 안팎에서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다. 이번 대표회담이 성사된 것도 진보정당이 지금보다 강력해져야 한다는 현실의 요구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냥 강한” 진보정당이 아니라는 데 있다.

왜냐하면 진보정당은 “그냥 모인” 것이 아니고 지금 사회에서 핍박받는 사람들이 연대하는 장이며, 이런 연대가 바탕이 된 역량들을 모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을 하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정당은 한국사회의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당인가, 이를 위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이 분명한 정당이어야 한다.

물론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는 유연한 자세와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처음 만나는 대표들이 나눌 얘기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앞으로 한국에서 진보정당이라면 어떤 원칙을 가지고 당을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큰 원칙이 잡히고 나면그 밖의 문제들은 별 어려움 없이 해결될 것이다.

어느 사려 깊은 선배운동가의 말대로 “새해가 겨울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기 때문”인 듯하다. 두 당 대표가 이번회담을 통해 낡은 것을 털어 낸다는 새해의 의미에 걸 맞는 결과를 내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회담에서 못다 한 얘기들은 앞으로 두 당의 실천을 통한 연대로 담아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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