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이 25일 오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5세.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8일 발인해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된다.

고인은 1937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60년 4·19 혁명 이듬해인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민자통) 결성시 민주민족청년연맹(민민청) 간사장을 맡았다. 60년대 통일운동 주역 중 하나다. 그는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으로 1965년과 1975년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고인은 양대 노총을 모두 경험한 노동운동 원로이기도 하다.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1976년부터 9년간 한국노총에서 일했다. 한국노총에서 해직된 이듬해인 1986년 한국노동교육협회를 설립해 민주노조운동 활동가들을 지원했다.

1995년 민주노총이 출범한 뒤에는 지도위원을 맡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한겨레 논설위원을 지냈다. <매일노동뉴스>에서는 ‘김금수의 항해’ 칼럼 고정필자로도 활약했다. 참여정부에서 노사정위원장(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KBS이사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끊임없이 연구와 학습에 매진했다. 2007년부터 노조활동가를 대상으로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을 시작해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그 제자들과 함께 2013년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를 창립해 줄곧 상임고문을 맡아 왔다. 2020년에는 3천900쪽에 이르는 <세계노동운동사> 전 6권을 완간했다.

일제강점기 항일혁명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이재유 선생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주도해 온 행동하는 이론가의 면모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준비위 출범식을 보지 못하고 별세했다.

고인은 항상 한국 노동운동이 역사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애정을 드러내고 발전을 기원했다. 올해 5월30일자 <매일노동뉴스>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판 인터뷰에서 “국내외적 도전에도 한국 노동운동은 장기전략 목표, 투쟁노선, 조직노선, 정치노선이 없다”며 “인간조건 실현을 위한 참여적 사회주의 방향을 (총노선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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