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사가 교섭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이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9일 금속노조 현대제철 5개 지회(순천·포항·인천·당진·당진하이스코)와 현대제철 사측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5월부터 9차례에 걸쳐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응아지 않고 있다. 11일 당진제철소에서 10차 교섭이 열리지만 사측은 또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교섭 난항 배경에는 통상임금 소송 갈등과 현대자동차 특별공로금 400만원이 있다. 현대제철당진지회를 제외한 4개 지회와 사측은 지난해 2월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의견일치안을 마련했고, 지회들은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했다. 반면에 현대제철당진지회는 합의 대신 통상임금 소송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사측은 앞선 통상임금 합의로 공장별 임금체계가 달라져 5개 지회 공동교섭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임금체계가 다르니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안도 달라진다”며 “임금체계가 같은 단위끼리 개별교섭을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노조는 “5개 지회가 금속노조로 교섭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가 된 데다 호봉표나 임금 구조도 각 공장별로 동일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개별교섭 여부는 쟁점이 될 수 없고, 사측이 교섭에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에 지급한 특별격려금 400만원도 주요 쟁점이다. 현대제철 5개 지회는 같은 금액의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100일 넘게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사측은 “공동교섭의 목적이 특별격려금 400만원 지급을 위한 것이 명백해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5개 지회는 쟁의행위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25일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고,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가결했다.

5개 지회는 “사측에 이길 수 있는 파업투쟁을 계획 중”이라며 “조합원 8천명이 기습적으로 게릴파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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