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매각과 법인 신설을 추진하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직원 재배치를 일방 추진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4일 한국노총과 디아지오코리아노조(위원장 김민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직원과 개별 상담을 하면서 신규 근무지를 통보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위스키 브랜드 윈저를 사모펀드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윈저 브랜드는 기존 회사에 남기고, 디아지오 글로벌 브랜드인 조니워커·기네스 등의 사업은 신설법인을 설립해 넘긴다. 7월께 매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윈저 브랜드가 디아지오코리아 매출의 55%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이어서 직원 절반가량은 전적이 예상된다. 김민수 위원장은 “회사 중역이 회의 자리에서 누구는 신설법인, 누구는 매각되는 회사에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며 “노조와 회사가 노동조건에 대해 전혀 얘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고용 문제를 결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임금교섭 자리에서도 직원 재배치 문제가 논란이 됐다. 노조가 매각 문제에 따른 노동·고용조건을 안건으로 삼아 교섭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협의는 할 수 있으나 교섭안건은 아니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노동조건 하향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상급단체인 식품산업노련·한국노총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조 요청에 따른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디아지오코리아 노사갈등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이양 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 후 다루게 될 첫 노동과제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양당이 각각 노조 의견을 청취한 상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디아지오코리리아 문제는 외국인투자기업에서 일하는 한국 노동자의 고용불안이라는 특징이 있다”며 “자국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요청에 국회 차원의 구체적 움직임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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