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금속노조 신도리코분회

프린터·복합기 전문업체 신도리코가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금속노조 신도리코분회 설명을 종합하면 신도리코는 정기 주주총회가 있던 지난 24일 오후 이사급 임원 4명 중 2명에게는 3월31일부로 해임을 통보했고, 팀장급 직원 6~7명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이후 이틀 동안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는 4월5일자로 퇴사하면 16개월~24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제안됐다. 분회는 희망퇴직 면담 인원을 25명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분회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양산을 앞두고 있는 기종에 들어갈 부품 발주도 넣었다”며 “상반기 달성할 사업목표를 설정하고 승인받은 지 채 한 달도 안 된 상태”라고 황당해 했다.

희망퇴직 대상자 선정 기준부터 이유까지 모두 깜깜이인 상태다. 강성우 분회장은 “면담의 내용은 굉장히 심플하다”며 “희망퇴직 정보를 제시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구소가 아닌 다른 부서로 보낼 것이라고 하고 질문을 해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최근 양산 전 막바지 개발단계에 있는 3D프린터 개발부서만 남기고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신형 3D프린터 개발 완료 후에는 연구소 운영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회사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사측 입장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애초 해임을 통보한 임원 2명 중 1명에게 다시 잔류를 명했고, 앞서 중단하라던 부품 발주도 28일 오후 재개를 지시했다고 한다.

분회는 “신도리코는 현금만 8천억원 이상, 자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회사의 자금은 충분한 상태로 인력을 줄여 투자해야 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신도리코의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4월 아산공장 폐쇄를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당시 15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떠나면서 분회 조합원도 급격히 줄었다. 올해 2월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해 인력을 줄였다. 강 분회장은 “2월 희망퇴직 당시도 어떤 이유인지 밝히지 않았고 심지어 공지도 안 했다”며 “당사자만 면담해서 (희망퇴직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분회는 당시 20명이 넘는 직원이 희망퇴직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사 간 대화도 원만하지 않다. 분회는 2018년 설립됐지만 현재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분회는 지난 17일 사측과 2018년 단체협약·2021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했다.

<매일노동뉴스>는 신도리코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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