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본부장 이봉주)가 유가 급등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화물연대본부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봉주 본부장은 “화물노동자들은 경유가가 치솟아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음에도 계약해지가 두려워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료 인상을 포함한 단기 대책과 안전운임제 확대를 비롯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화물연대본부는 파업을 포함해 모든 방식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본부는 유가 급등 대책으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전 차종·전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방지하기 위해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는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2020년 1월부터 올해 말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오남준 부본부장은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안전운임은 유가를 반영할 수 있다”며 “안전운임제가 전 차종·전 품목에 적용되면 기름값 때문에 ‘차를 멈춰야 하나’ 고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주들이 유류비에 맞춰 운송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명섭 노조 전북지역본부장은 “유류비가 30% 넘게 올랐음에도 운송료는 3%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화물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화물노동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14톤 카고트럭을 운전하는 정호화(46)씨는 “요소수 공급 차질 때문에 백방으로 뛰어다닐 때도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일하려 했다”며 “그런데 매일 넣는 기름까지 값이 오르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윤 당선자가 화물차에 대해 얼마나 잘 알지는 모르겠지만 무거운 짐을 매일 싣고 달리니 기름을 많이 먹는다는 정도는 알 것”이라며 “화물노동자들이 막다른 길에 몰리지 않도록 대책을 내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