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15)가 열린 2010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해 총회가 열리는 기간 내내 코펜하겐 도심에서 더 의미 있는 결정을 촉구하며 시위했다. 전 세계 환경운동가와 시민사회 활동가가 희망(Hope)과 코펜하겐의 합성어 ‘호펜하겐’을 외치며 탄소중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나오기를 희망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해 다음 번 총회를 유치하겠다며 기염을 토했지만, 당시 총회는 아무 결실도 못 거둔 채 끝났다.
11년이 지나 영국 글래스고에서 COP26이 열렸지만 의미 있는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석탄 중단’이란 이름도 사용하지 못한 채 ‘감축’이란 모호한 표현으로 뭉뚱그리고 끝났다. 시민사회와 언론은 대부분 ‘수치스러운 직무유기’라고 혹평했다.
이 와중에 조선일보는 기후위기의 대안이 원전이라며 지난 15일 34면 전면을 털어 COP26에 참석했던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의 입을 빌려 “원자력에 매력을 못 느끼게 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며 “한국 원전은 에너지 위기를 헤쳐 나갈 인류의 무기”라고 호평했다.
매일경제도 15일자 1면과 3면에 ‘석탄발전 폐지에서 감축으로 급선회’해 다행이라는 취지로 COP26의 모호한 결론을 치켜세웠다. 매일경제는 이날 3면 기사에서 글래스고의 모호한 결론을 ‘세계적 모순을 반영한 절충안’이라며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매경은 ‘세계는 석탄발전 속도조절하는데… 한국은 성급하게 완전폐지 선언’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광고를 주는 기업 이익에 충실한 기사였다.
포르투갈 집권 사회당이 퇴근한 직원에게 전화나 메신저 등으로 업무지시를 하면 처벌하는 법을 제정했다.(조선일보 11월13일자 14면 ‘퇴근한 직원에게 업무 전화? 포르투갈선 처벌됩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어나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아무 때고 직원을 호출하는 사용자에겐 경종을 울릴 만하다. 이 법은 재택근무하는 직원이 사용할 사무집기와 추가 전기료와 난방요금을 회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조선일보는 포르투갈의 신노동법 제정 소식을 삽화까지 곁들여 국제면에 보도했지만, 정작 제 나라에서 벌어지는 직장갑질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과도한 기업 규제라고 비난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나라 밖 소식엔 이처럼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는 조선일보가 제 나라로 눈만 돌리면 왜 엉망이 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난 12일 여러 언론이 한국어의 기원이 중국 요하강 주변 농경지에서 유래했다는 독일 연구팀 발표에 주목했다. 우리 말의 뿌리가 몽골 등 북방 유목민에서 유래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어서 충격이었다. 독일 연구팀은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내세워 더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같은날 한겨레신문은 제주 돌하르방이 북방의 돌궐계 석인상에서 유래했다는 한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북방설과 남방설, 유목민과 정주 농민이 충돌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2일자 16면에 독일 연구팀 결과를 전하며 ‘한국어 기원은 9천년 전 요하 일대 농민’이라고 단정하는 제목을 달았다. 반면 같은날 동아일보는 28면에 ‘중앙아시아 유목민설 뒤집히나’라는 조심스러운 제목을 달았다.
북방과 남방 기원설은 서로 충돌하는 듯하지만, 서로 융합된 역사문화적 현상일 가능성이 더 높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오늘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 나아가 한국인을 만들었다. 학문은 생각이 다르다고 서로 배척할 필요가 없다. 죽기 살기로 서로 싸우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니까. 극단의 제목으로 서로 편 가르고 갈등만 부추기는 언론이 더 문제다.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leejh67@hanmail.net)


조선일보새끼들은
그런놈들임
여자가강간해도
안잡혀가는
변태새끼들이자
세계망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