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문어발 사업 확장’으로 뭇매를 맞자 골목상권 철수와 상생기금 3천억원 조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근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노동계에서 나온다.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와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15일 “카카오대리 프로서비스를 원래대로 무료화하는 것이 먼저”라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프로서비스는 대리운전 노동자가 월 2만2천원을 내면 호출을 우선 노출시켜 주는 단독배정 서비스다. 먼저 호출을 선점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프로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꽃배달과 간식배달 서비스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은 사업을 철수하고, 5년간 상생기금 3천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카카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서비스 수수료를 일괄 20%에서 0~20% 변동 수수료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플랫폼운전자지부와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수료(0~20%)를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라며 “재단법인을 만들어 5년에 걸쳐 3천억원 기금을 조성한다고 한들, (기금 사용) 규칙도 카카오가 마음대로 정해 줄 세우기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택시업계도 한계를 지적했다. 전국민주택시노조는 “수수료나 불공정 배차 등 핵심 현안은 언급도 없다”며 “프로멤버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멤버십은 택시노동자가 월 9만9천원을 지급하면 우선배차 혜택을 주는 제도다. 노동계는 프로멤버십이 대리운전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프로서비스’처럼 노동자 간 경쟁을 부추겨, 출혈경쟁을 심화한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프로멤버십 요금을 3만9천원으로, 6만원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운전자지부는 이날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하려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