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씨 3주기를 앞두고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100일 투쟁’에 돌입한다.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해서 정규직화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정규직 전환은 진척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용균이 동료들은 아직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데, 정부는 남의 일인 것처럼 보고 있으니 속이 탄다”고 덧붙였다.
고 김용균씨 3주기 다가오는데…
고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10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당정은 2019년 12월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비정규 노동자는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경상정비 분야는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사·전문가 협의체는 지난해 5월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를 통한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지만 한전산업개발 지분 매입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 경상정비 분야 노·사·전 협의체는 지난 2월 처우개선과 고용안정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역 영세 경상정비업체가 ‘공동수급의무화’를 요구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은 하나의 일감 계약을 2개 이상 사업자가 공동으로 도급하게 하는 공동수급의무화가 위험의 외주화를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태성 발전비정규노조 대표자회의 간사는 “공공수급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경상정비 분야 노·사·전 협의체 합의를 파기하고 다시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결의대회·피케팅·1인 시위’ 100일 투쟁 돌입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현정희)는 정의로운 전환을 바탕으로 한 ‘선 고용·후 교육’ 방식의 고용보장을 비롯해 Δ도서지역을 포함한 모든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 정규직 전환 Δ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무비 지급 관행 개선 Δ비정규직 중간착취 근절을 위한 낙찰률 폐지 Δ발전 5사 비리 철폐를 위한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일부터 고 김용균씨 3주기인 12월10일까지 태안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10여개 발전소에서 피케팅을 한다. 2일에는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내가 김용균이다’를 주제로 결의대회를 연다.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파견·용역·민간위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실태’를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 37만명 중 12만9천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가운데 5만1천명은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소속 정규직이다.
현정희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다”며 “집권 5년차인 올해까지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