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동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한익스프레스 냉동창고 화재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공사 안전수준을 반영한 최적격(최적가치) 낙찰제를 도입하고 공사 현장 화재감시자에게 작업중지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불거질 산업안전보건 과제를 전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포럼을 6일부터 개최했다. 이달 중 5회에 걸쳐 안전보건 주제와 관계된 당사자·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을 열고, 토론한 주제는 다음달 정리해 발표한다.

이날 첫 포럼에서 김영백 공단 중앙사고조사단 차장은 ‘물류센터 건설안전’을 주제로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창고 확대가 지속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최저가 입찰과 설계단계에서 위험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장 곳곳에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 김 차장은 물류창고 재해예방 과제와 관련해 “시공역량과 안전수준을 함께 평가하는 최적격 낙찰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인력이 위험작업을 밀착 관리하도록 하고, 그들에게 작업중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부문 거래에서 조금씩 확산하고 있는 최적가치낙찰제를 민간부문 물류창고 건설 분야에도 적용하자는 취지다.

배달노동자 노동환경 개선을 주제로 발제를 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안전배달료 도입을 제안했다. 화물운송 최저임금이라고 불리는 안전운임제와 유사한 제도를 플랫폼 배달노동자에게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최저소득을 보장해 플랫폼이 배달료를 통해 라이더들을 통제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이 개최하는 포럼은 유튜브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채널에서 실시간 또는 녹화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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