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영 기자
노동자 밀집지역이자 20대 총선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의석을 차지한 울산 동구와 창원 성산구.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두 지역 모두 미래통합당 후보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두 지역구를 포함해 21대 총선을 어떻게 평가할까.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4·15 총선 평가와 노동정치의 과제’라는 주제로 집담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과 소통과 혁신 연구소, 4·27 시대연구원, 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가 주최했다.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21대 총선에서 전체 진보정치운동은 패배했다”며 “2022년 대선에서는 진보운동진영이 공동실천과 후보 단일화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실패, 진보정당 후보 낙선에 영향”

이날 참석자들은 “노동자 밀집지역에 출마한 유력 진보정당 후보들이 낙선했다”며 울산과 창원을 거론했다. 낙선 원인으로는 진보정당 분열을 꼽았다. 이번 총선에서 울산 동구에 출마한 김종훈 민중당 후보와 하창민 노동당 후보는 단일화하지 않았다. 김종훈 후보와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단일화도 이루지 못했다. 선거 결과 권명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당선했다. 창원 성산에서도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가 국회로 진출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때는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했다.

토론자들은 민주노총의 정치운동 실력 부족을 지적했다. 김장민 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소장은 “민주노총이 진보정당의 정치적 활동 자유, 즉 독자적 출마를 인정하되 민주노총 후보라는 브랜드를 한 선거구에만 주겠다는 방침은 타당했다”면서도 “다만 민주노총 후보를 단일화하겠다는 강한 적극적 규율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는 울산 동구, 창원 성산에서 유력한 진보정당 후보가 낙선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장민 소장은 “진보정당 후보가 1위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울산 동구와 창원 성산 같은 곳에서는 진보정당이 유연한 전술을 채택하는 데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하나의 진보정당 만들어야”

참석자들은 노동정치 과제로 강력한 하나의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장민 소장은 “진보정당 다원화는 대안이 아니라 극복 대상으로, 민주노총은 어떤 형태든 어떤 방식이든 하나의 강력한 원내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석 원장은 “2022년 대선에서 진보운동진영은 공동실천과 후보단일화 준비라는 기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적어도 ‘진보진영은 분열이 숙명’이라는 오명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박 원장은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가 한계를 드러내는 등 정세변화 가능성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이런 정세변화를 계기로 노동운동 전략을 실천하고, 그 실천 과정에서 진보정치 통합을 모색하는 것이 적절할 듯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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