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 사회과학대 단과대운영위원회
동국대 학생들이 "학내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이 열악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8월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동국대 사회과학대 단과대운영위원회는 13일 정오 서울 중구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 2명과 경영대 청소노동자 3명을 대상으로 휴게공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운영위가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국대 사회과학대에는 휴게공간이 없었다.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경영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경영대 지하 휴게공간을 함께 이용했다.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는 “휴게공간 접근성이 떨어져서 잠깐 쉬러 오기도 힘들다”며 “3년 전에 학교 총무팀에 사회과학대에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데, 남아 있는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운영위 관계자는 “사회과학대와 경영대 건물이 ㄴ자로 붙어 있긴 하지만 사회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에서 휴게공간까지 거리는 가깝지 않다”고 전했다.

경영대 지하 휴게공간 만족도는 낮았다. 청소노동자들은 “환기가 정말 안 된다”며 “깔려 있는 장판과 쓰고 있는 가구는 모두 주워 온 것이고 바닥도 차고 딱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0년 넘은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바로 옆에 정화조가 있어서 악취가 난다”고 말했다.

휴게실 외 다른 공간에서 쉬기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청소노동자 A씨는 “예전에 화장실에 의자를 가져와 쉬었더니 의자를 빼앗아 갔다”며 “각 층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쉬거나 빈 강의실에 잠깐 들어가기도 하는데 요즘엔 그러지 못한다. 그냥 서성거린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청소노동자들은 “휴게실이 계단 밑이다 보니 계단 내려오는 소리나 얘기 소리가 들려서 잘 쉬지도 못한다”거나 “휴게실 높이가 너무 낮아 천장이나 전등에 머리를 많이 부딪힌다”, “휴게실에 수도를 연결해 싱크대 정도는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운영위는 “청소노동자 휴게실 중 23개를 살펴봤더니 16개는 지하에 위치해 있었고 환풍기가 있는 곳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며 “동국대는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니라 실질적 개선을 이뤄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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