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김중권 민주당 대표와 김호진 노동부 장관에 이어 9일 한국노총을 방문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남순 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 과정에서 대통령 면담 일정과 금융노조 구속 간부 문제 등 핵심적 요구사항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실장은 면담에서 이날 방문이 대통령의 "가보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 자신의 방문이 대통령의 관심 아래 이뤄졌음을 강조하면서 핵심요구 사항인 대통령 면담과 관련해 '선 단식종료 후 일정 논의'였던 정부쪽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한국노총이 선택한 일정을 최대한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노조간부 석방문제는 대통령 면담과정에서 언급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면담일정은 추후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이같은 한실장과의 면담결과에도 이남순 위원장의 단식농성은 당분간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단식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의사의 진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면담 일정과 관련, "추후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순 위원장은 단식 열흘째인 8일 거동이 어려워지는 등 체력이 급속히 약화됐다. 특히 단식 직전 이위원장이 목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 당초 주치의는 "단식은 위험하다"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노총은 10일 전국 시도본부 의장 및 지부장 회의를 소집, 단식농성 진행 과정과 이같은 정부쪽 관계자들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