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만남이 노동계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공식·비공식으로 네 번, 열흘에 한 번꼴로 만났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잦은 만남”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6일 노동부와 한국노총에 따르면 김동만 위원장과 이기권 장관은 지난해 11월29일 경기도 청계산을 함께 올랐다. 당시는 기획재정부가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를 이슈로 던진 시기였다.

김 위원장과 이 장관은 지난달 21일에는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주최한 비공개 오찬에서 만났다. 그 결과 도출된 노동시장 구조개선 기본합의문 채택을 위해 23일 다시 회동했다.

이달 5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마주쳤다. 신년인사회가 끝난 후 이날 저녁에는 이 장관이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인근 식당을 찾아 한국노총 인사들과 저녁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이병균 사무총장·최두환 상임부위원장과 한국노총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약속을 이유로 저녁을 함께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8월 만남을 포함해 이 장관 취임(2013년 7월) 이후로는 5번이나 만난 셈이다.

이례적인 잦은 만남은 갖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협상에서 노동계 대표로 나서는 한국노총의 몸값이 치솟았다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1일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주최한 비공개 오찬모임의 주인공도 김 위원장이었다. 이틀 전인 19일 노동시장 구조개선 기본합의 채택을 위한 협상이 한국노총의 반대로 깨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해석은 이 장관이 노동계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5일 만찬도 자주 만나 이야기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장관이 취임 이후 또 다른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해석은 한계가 있다.

한국노총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 산별연맹 관계자는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한국노총과 노동부 간부들이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저녁을 함께한 것은 외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한국노총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것도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 됐든 간에 자주 만나고 대화하려는 노력 자체는 좋게 바라봐야 한다”며 “밥 먹는 일정까지 일일이 검토해 결정하고 공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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