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6일 장관급 12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면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 재야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태복씨(51)를 전격 기용했다. 노동부장관, 노사정위원장과 함께 '노동정책 빅3'로 불리는 수석비서관이 교체돼 향후 노동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태복 신임 복지노동수석은 충남 보령출신으로 76년 국민대 법대를 졸업한 이후 현장 노동운동 및 노동 이론가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 노동일보 회장을 맡고 있다. 77년 도서출판 '광민사'를 설립해 '한국노동문제의 구조' 등 20여권의 노동관련 서적을 편찬하거나 번역 출판한 바 있고, 81년 전국민주노동자 연맹사건으로 7년4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의보재정파문에 대한 책임으로 복지노동수석을 교체하면서 이태복 신임 수석을 기용했는데, 우선 역대 복지노동수석 중 가장 노동분야에 이해가 넓은 전문가를 영입됐다는데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재야 노동계 출신을 복지노동수석으로 발탁한 것은 집권후반기로 접어든 현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노동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한편으론 이번 개각에서 자민련 인사가 대거 발탁되면서 '보수'쪽으로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가 아니겠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빅3중 1명이 교체된 것으로 노동정책이 이전에 비해 얼마나 달라지겠냐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다. 지난 해 전력사태와 금융파업 사태 등에 폭넓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태복 신임수석의 경우 정책상의 변화보다는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를 활용해 현안문제에 대한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더 비중을 둘 수도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한편 김호진 노동부장관은 예상대로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이태복 신임 복지노동수석 주요 경력 : △충남 보령(51) △국민대 법대 △흥사단 아카데미 지도위원 △도서출판 '광민사' 대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편집실장 △사회복지단체 '인간의 대지' 대표 △노동일보 발행인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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