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노총 광주. 전남지역본부에서 열린 노사정위원장의 노동단체 초청 간담회는 노동자 대표들이 노사정위의 업적홍보에 불만을 터뜨리며 잇따라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소란을 빚었다.
이날의 소동은 당초 오전 11시30분 시작하기로 했던 간담회가 장영철 노사정위원장이 공항사정을 이유로 참석이 늦어지면서 예고된 것이었다.
장 위원장 대신 인사에 나선 성한승 수석연구위원이 내외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노사정위가 노사갈등 해소에 상당히 안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등 홍보성발언을 장황하게 이어가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노조위원장은 "노사정위가 발족한지 3년이 됐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성과는 없고 정부정책을 옹호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한 참석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책간담회라고 해서 많은 자료를 준비해왔는데 노사정위 활동상이나 정부정책 홍보만 하고 있으니 여기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밖에도 ’노사정위가 간담회를 한다더니 바쁜 사람 모아놓고 점심 한끼 사 주려고 불렀느냐’는 비아냥에서부터 ’노사정위가 제역할을 하려면 노사정 3자간 합의사항에 대해 법적 강제력을 갖는 기구가 돼야 한다’는 대안 제시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노동자들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자 노사정위 김병석 대변인이 "위원장께서 2시께 도착하니 우선 오찬장으로 가서 식사를 하면서 얘기하자"고 달래 가까스로 분위기를 수습했으나 이미 많은 노동자 대표들이 자리를 떠난 뒤였다.
이날 간담회는 동료들의 실직과 구조조정의 어두운 그림자에 휩싸인 노동계의 불만과 불안을 직시하지 못한 채 임기응변과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해 가는 정부와 노사정위의 안일한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