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최근 중앙·산별연맹·지역본부에 파견된 간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는 17일 오후 파견간부 50여명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으로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경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한국노총 공익사업에 지원하는 기금을 올해부터 중단하면서 각 사업장에서 파견된 82명의 전임간부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지도부는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보고하고 간부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일부 간부들은 급여를 받지 못해 겪고 있는 생활상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각종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간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 이달 안까지 문제를 해결할 테니 조금만 참아 달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상급단체 파견간부들의 급여를 지원한다는 노사정 합의문이나 법령 등 문서화된 것은 없다. 지난해 노사정이 상급단체에서 활동 중인 간부들의 역할을 인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하고, 총연합단체가 시행하는 공익사업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는 내용으로 관련 법령이 개정된 것이 전부다.

돈으로 노동운동을 길들이려는 재계의 의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개정되거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가 조정되기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간부를 파견한 사업장에서 기금을 조성하거나, 투쟁기금을 모아 간부들을 지원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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