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거주 이집트인들과 국제민주연대·다함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은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이집트대사관 맞은편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에 걸쳐 독재와 탄압으로 이집트를 지배했던 무바라크 대통령은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집트 민중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이 긴급조치법을 이용해 무자비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이집트 민중들은 무능하고 잔혹한 독재 정부에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무바라크 일가와 소수 특권층은 권력과 부를 누리고 있지만 민중은 빈곤·차별·불평등에 시달렸던 것이 이집트의 현실"이라며 "민중은 지금도 물가폭등과 실업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내 거주 이집트인 70여명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집트어와 영어로 "무바라크 퇴진, 이집트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가량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무바라크 사진을 새긴 피켓을 불태우는 상징의식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회견과 집회가 끝난 후 이집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집트 경찰과 권력의 비호를 받는 폭력배들이 민주화운동 시위 대열에 테러를 감행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바라는 이집트 민중을 잔인하게 탄압하는 무바라크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고 그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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