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동단체들이 지난해 12월 방글라데시 영원무역 노동자들의 파업·시위 직후 현지경찰에 연행된 모세르파 미수(Moshrefa Mishu)씨의 석방을 26일 촉구했다. 미수씨는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노동자단결포럼 의장으로, 현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노동조건 개선투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민주노총과 국제민주연대·이주노조 등 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글라데시 정부가 영원무역 사태 이후 현지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국제민주연대에 따르면 미수씨는 지난해 12월 영원무역 노동자들이 치타공에서 대규모 파업시위를 벌인 직후인 14일 경찰에 연행됐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미수씨가 자신이 주로 활동하던 다카 지역에서 의류노동자 파업·시위를 주도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을 이유로 그를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은 "국내에는 영원무역 사태만 알려졌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현지 노동자 투쟁이 끊이지 않았다"며 "영원무역 사태 이후 노동탄압이 심해지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석방운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미수씨는 기관지 천식을 오래 앓아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영원무역은 노동자의 파업·시위가 마치 외부세력이 개입해 일어난 일처럼 주장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현지에 대거 진출한 한국 기업의 책임도 있는 만큼 노동탄압·인권침해 상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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