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선거인대회가 2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서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선거인들이 이날 임원선거에 보인 관심은 연일 계속되는 한파를 잊게 할 정도였다. 이날 대회에는 재적 선거인 2천707명 중 2천611명이 투표에 참가해 96.4%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파 비껴간 한국노총 임원선거=3개 후보조가 나온 이번 선거는 역대 한국노총 선거 중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한국노총은 선거인대회가 열린 KBS 88체육관의 주차장 공간이 부족해 인근 웨딩홀의 주차장을 임시로 빌려야 했다. 선거인대회는 한국노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대회 초반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인터넷 생중계가 중간에 끊기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스트리밍 서버 3대를 준비했는데도 접속자가 몰려 그런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득 당선자 "간부들 이야기 경청하겠다"=이용득 위원장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발표한 이후 사무총국 간부들을 따로 불러 뼈 있는 한마디를 해 화제가 됐다. 이 당선자는 “난 달라졌다”며 “화부터 내지 않고 먼저 간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총국 간부) 여러분들과 상의하고 함께 가는 위원장이 되겠다”며 “부족한 부분은 한광호 사무총장 당선자가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광호 사무총장 당선자도 “이용득 위원장 당선자는 3년 전에 비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달라졌다”며 “사무총장 당선자로서 간부들과 함께 팀워크를 이루고 위원장과 간부 들 중간에서 소통을 돕는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마친 뒤 기호 1번 김주영 위원장 후보와 기호 2번 문진국 위원장 후보를 단상 위로 불렀다. 그들에게 당선 축하 꽃다발을 걸어 줬다.

◇"결과 좀 빨리 발표해요"=이날 오후 오후 3시40분 각 후보 참관인들이 착석한 가운데 개표가 진행됐다. 단상 위에는 개표 상황을 확인하는 각 후보조측 관계자 수십 명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재검표가 계속되면서 공식 선거결과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발표됐다. 각 후보자들도 의자에 앉지 못하고 초조하게 개표 결과를 기다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인들에게 “한 표라도 잘못 집계한 게 있으면 안 되니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단식투쟁 중이라도 투표는 해야죠”=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간부 중 한 명은 이날 단식투쟁 중임에도 투표권 행사를 위해 선거인대회 장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상철 지부 부위원장은 최근 임금·단체협상 관련 투쟁으로 단식농성을 하다 건강이 악화돼 24일 서울 백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한재우 지부 수석부위원장은 24일부터 단식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한 수석부위원장은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상황이라 단식투쟁 중이지만 선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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