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노조(위원장 배경태)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독립성 회복을 위한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점 로비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은행 독립성 회복을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이날 “한은의 위상은 중앙은행 독립성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한은 직원의 절대 다수는 현 총재 취임 이후 중앙은행 독립성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적으로 김중수 총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최근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91.8%가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위상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했고, 89.6%는 업무수행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노조는 “98년 한은법 개정 이후 중앙은행 독립성이 지금처럼 흔들리던 시기는 없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의 ‘한은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열석발언권 행사를 비롯해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 한은 총재 임명 △관료 출신 금융통화위원 임명 △9개월째 금통위원 장기공석 △감사원의 기획감사 △기획재정부의 예산승인권 남용 등이 대표적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직원감찰과 MB컨설팅 추진 등 한은 스스로 정부에 예속되는 행태로 인해 MB코드 맞추기라는 비아냥마저 듣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 총재 부임 이후 진행된 내부조직개편으로 총재 직할체제가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역권 업무통합을 전제로 한 지역본부 축소로 지방에서의 중앙은행 존재감이 상실되고, 대국민서비스 약화와 함께 구조조정까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세력과도 맞서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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