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미국노총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내년 초에는 상호 대표단을 파견해 한국과 미국 현지에서 한미 FTA 반대를 위한 공동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15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미국노총은 내부 논란 끝에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민주노총과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양국 노동계 연대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성명에는 노동자·시민 등 공공의 권리보다 기업의 권리를 우선하고, 금융자유화를 촉진하는 한미 FTA는 반대하며, 노동기본권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한미 FTA 재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 5일 양국 노총 공동성명을 미국노총에 제안했지만 최근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밥 킹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이 한미 FTA 재협상 타결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협상이 유리하게 됐고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찬성 의견을 밝혀 미국노총 내에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한미 FTA에 대한 미국노총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었으나 전미자동차노조를 제외한 다른 산별연맹·노조들이 한미 FTA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최근 캐시 파안골드 국제국장 등 미국노총 관계자 3명과 전화 협의를 통해 양국 노총 연대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밥 킹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방한해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킹 위원장은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도 방문할 예정이었다. 김성상 금속노조 국제국장은 "킹 위원장의 방한 목적이 한미 FTA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방문 취소도 이 문제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전미자동차노조가 성명까지 내 한미 FTA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입장을 조율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