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24일 이사회를 열고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하나금융측의 자금조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 이어 같은날 오후 공시를 통해 “외환은행 지분 51.02%를 4조6천500억~4조7천500억원 사이에 인수한다”고 공식발표했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유럽으로 출국해 론스타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인수대금 가운데 2조원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와 상환우선주 및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25일 자금조달 계획과 외환은행 운영방안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하나금융측의 더블 레버리지 등을 통한 인수자금 조달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블 레버리지는 지주회사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지부는 이날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외환은행 인수의 문제점을 담은 글을 올리는 사이버투쟁을 진행했다. 청와대·국회·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1인시위도 벌였다.

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외환은행 경영진은 현대건설 인수자금의 출처와 성격을 즉각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대건설 주채권은행 중 하나인 외환은행이 정책금융공사나 우리은행과 달리 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르면서 인수자금의 성격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지부는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 론스타에 한몫을 챙겨 주기 위한 국부유출의 장으로 변질됐다”며 “결국 하나금융의 인수를 용이하게 해 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어 “감독당국은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 함께 관련규정에 따라 경영진 문책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더블 레버리지

지주회사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자회사 증자에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회사법에 근거해 더블 레버리지를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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