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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역행하는 '자회사 전환' 노동자 정년감축 논란가이드라인 ‘고령친화형 일자리 정년 65세’ 어디로? … 자회사 전환 후 줄어든 정년 해법 없나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자회사로 전환된 용역노동자와 자회사들이 정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용역업체 시절보다 정년이 줄어든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후 임금과 복지가 제자리걸음이거나 퇴보한 상황에서 정년까지 줄어들게 됐다”며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이 나이 든 사람들을 자르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전국 14개 공항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한 KAC공항서비스와 수도권 광역철도 질서지킴이가 전적될 예정인 코레일네트웍스가 정년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정부는 2017년 7월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고령자 근무 직종에 대해 기관 별도의 정년(예: 65세)을 설정하는 방안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도록 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후 적게는 1~2년에서 길게는 7~8년씩 정년이 줄어들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자 계속고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른 자회사 전환으로 고령노동자 정년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애매한 정년 기산일 탓에 ‘같은 나이 다른 정년’

19일 정의당 비정규노동 상담창구 ‘비상구’와 노무법인 조율에 따르면 KAC공항서비스 노사가 정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달 인사규정과 단체협약에 따라 올해 정년예정자를 대상으로 ‘2019년 12월31일자 정년퇴직 예고’를 했다. 노동자들은 “노·사·전문가 협의회 합의시점을 정년 기산일로 한다는 내용은 합의 어디에도 없다”며 “20~30년 일한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 후 정년이 줄어든 데 이어 근거 없는 정년 기산일로 인해 같은 나이임에도 정년이 1년씩 차이가 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반발했다.

KAC공항서비스는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 노·사·전문가 협의회 논의에 따라 정년을 만 62세로 정하고, 용역회사에서 자회사로 전환 채용된 노동자 중 61세가 넘는 자에 대해 최소 6개월에서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노·사·전 협의회 합의가 있던 지난해 6월18일 다음날인 19일을 기준으로 정년 기산일을 설정했다. 올해 정년에 도달하는 1957년생 가운데 6월19일 이전 출생자는 만 61세에 유예 1년이 적용돼 2020년 12월31일 정년퇴직하지만, 6월19일 이후 출생자는 정년 만 62세가 돼 올해 12월31일 퇴직하게 된다. KAC공항서비스는 미화·카트 등 고령자 친화직종에 대해서는 정년을 만 65세까지 보장하고 있다. 고령자 친화직종은 노·사·전 협의회에서 결정했다.

김형만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조율)는 “정년 기산일을 임의로 산정하면서 예정된 혼란”이라며 “회사는 취업규칙 인사규정에 따라 정년퇴직을 예고했는데, 해당 조항은 올해 3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무효 판정을 받은 조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지노위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봤다”며 “회사는 단체협약 정년규정을 근거로 정년퇴직을 예고했다고 하는데 이는 근로자 동의 없이 제정한 취업규칙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며, 지노위에서 무효된 것을 단협으로 추인했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무효”라고 설명했다. 반면 KAC공항서비스 관계자는 “인사규정과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정년퇴직을 시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령화 친화직종은 청소·경비뿐?

내년 1월 코레일네트웍스로 전적하는 수도권 광역철도 질서지킴이 역시 정년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회사가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 발표 시점인 2017년 7월20일 이후 입사자에 대해 정년을 만 61세로 적용하고, 이전 입사 정년 도과자에 대해 1년만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서지킴이들은 용역업체 시절 최대 만 7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았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을 발표하며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고령자 친화직종(청소·경비 등)에 해당하는 경우 기관 별도의 정년을 설정(예: 65세)하는 방법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60세 이상으로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관행적으로 일정 연령까지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한 경우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가이드라인과 권고에도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정년 축소에 시달리고 있다. 고령자 친화직종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제시가 없다 보니 현장마다 해석이 달라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고령자 해당 직종 여부를 ‘직종별 근무인원 평균연령이 법률상 고령자인 55세 이상인 경우’로 해석했고, KAC공항서비스는 노·사·전 협의회 논의에 따라 미화·카트 업무로 한정했다.

정년을 앞둔 KAC공항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전 정년이 길게는 70세까지 보장됐다”며 “자회사 전환으로 정년을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김형만 노무사는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당시 건강하고 기술이 있으면 65~7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았는데 만 62세가 됐다고 퇴직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노동조건을 저하시킨 정규직화는 정부 가이드라인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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