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실 앞 복도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 <공공연대노조 분당서울대병원분회>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노사가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에 합의한 뒤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병원들이 속속 직접고용에 합의했지만 절반가량은 직접고용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국립대병원 대표 격인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 9월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에 합의했다. 10월에는 경북대병원, 지난달에는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노사가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강릉원주대치과병원·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치과병원 노사는 서울대병원 합의 이전에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 냈다.

전국 15개 국립대병원 중 나머지 8개 병원은 직접고용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대병원·충남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경상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제주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이다.

직접고용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한 보건의료노조 소속 5개 국립대병원 중 경상대병원을 제외한 부산대병원·강원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 등 4개 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은 10일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실 점거농성 3일째

분당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 가운데 공공연대노조 조합원들은 지난달 7일부터 파업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는 1천300여명으로 국립대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노조 파업에는 간호보조와 환자이송·청소미화 업무 노동자 430여명이 참여했다. 이 중 70여명은 현장에 복귀했다. 조합원 15명은 지난달 30일 오전 5시45분께 원장실 앞 복도를 점거했다. 이날로 3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 서울경기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윤병일)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노·사·전 협의체에서 정년 규정과 정규직 전환 절차 같은 '조건을 내세운' 직접고용을 주장했다. 분회는 전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노사 축조회의에서 사측은 간접고용 노동자 1천300명을 대상으로 11월10일부터 12일까지 찬반투표를 해서 직접고용행과 자회사행을 결정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노조는 투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 국장급 관계자가 지난주에 병원장을 만나고 갔는데, 교육부는 이번주에도 최대한 중재를 해 보겠다고 한다”며 “중재안이 나오면 수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분회에 따르면 원장실을 점거한 간접고용 노동자는 대부분 50대와 60대다. 윤병일 분회장은 “고립돼 있으니까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교섭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파업 이후 미화업무에 대체인력이 투입되고 간호보조·이송업무에는 기존 정규직 직원들이 투입돼 업무에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4개 병원 조합원 10일 무기한 공동파업”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 있는 5개 국립대병원 중 4개 병원에서는 10일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부산대병원·강원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상대병원에는 정규직 노동자만 노조로 조직돼 있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조직돼 있지 않아 조직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노사는 지난주 마지막 노·사·전 협의체 회의를 끝냈다. 이번주부터 실무교섭을 한다. 김재범 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노·사·전문가 협의체는 실효성이 없어 노사가 실무교섭을 하기로 했다”며 “병원측이 직접고용인지 자회사인지에 대한 입장을 아직도 못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전남대병원지부 관계자는 “전남대병원에서 노·사·전문가 협의체 회의가 중단된 지 몇 달 됐다”며 “이번주에 시작하는 정규직노조 임금·단체교섭에서 해당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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