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업정책연대

정부가 이른바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연내 성과연봉제 전면도입을 추진하면서, 공공부문 노동계가 대응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들이 지난해 해체된 공동대책위원회를 복원하기로 했다. 공기업정책연대는 올해 처음으로 상근간부 결의대회를 열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대위, 5월 초 재건

18일 공공부문 노동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 소속 5개 공공부문 노조·연맹 대표자들은 지난 16일 만나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대위를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정한 성과연봉제 조기도입 시점인 이달까지 각 단위조직들을 추스린 뒤 5월 초 공대위 복원을 선포하는 로드맵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부문 노동계는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추진된 1·2차 공공부문 정상화 대책에 대응하기 위해 공대위를 구성했다. 하지만 정부가 경영평가를 활용해 각개격파하면서 번번이 중도이탈하는 노조가 생기고 공대위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표자들은 유연한 대처쪽으로 방향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달 중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논의 중인 일부 주요 사업장들이 있어 이달까지는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며 "(대표자들은) 도입기관이 있어도 예전처럼 연달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 15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계부처 실무회의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계획을 점검했다.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이달 중 47개 선도기관에 도입하고 30개 공기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90개 준정부기관은 올해 말까지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2개 기관(마사회·기상산업진흥원)이 조기 이행을 확정했다. 무역보험공사·장학재단 등 5개 기관이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마쳤다. 전력노조와 농어촌공사노조는 오는 22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도입 여부를 투표에 붙이기로 했다.

대표자들은 선도기관들을 최대한 설득하되, 중도이탈 여부와 상관 없이 공동투쟁에 매진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은 "총선으로 정치적 구도가 바뀌고 현장 정서도 반대 분위기인 만큼 최대한 소속 노조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올해 말까지 흔들림 없이 가야 성과연봉제를 막을 수 있는 만큼 공대위 차원의 연대투쟁은 당연히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기업정책연대 집회, 농성 진행

공기업정책연대(의장 박해철 LH노조 위원장)는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후문에서 공기업정책연대 노조간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2011년 공기업정책연대 결성 이후 열린 첫 상근간부 집회다. 200여명의 간부들이 참석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성과급 삭감과 임금동결을 불사하고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 지침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줄 세우기와 분열책동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철 의장과  의장단 3명(이성준 지역난방공사노조 위원장·이영우 수자원공사노조 위원장·여인철 남동발전노조 위원장)은 삭발했다. 박 의장은 "정부는 외국에서 실패한 성과연봉제를 정치적 이유로 강압하려 한다"며 "공정한 평가기준 없이 평가자 마음대로 임금을 깎고 해고시킨다면 아무도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기재부와 사측의 줄세우기 분열전략에 흔들리지 말고 투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기업정책연대는 이날 집회를 마친 직후 대표자회의를 열고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 기재부 앞에서 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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