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체제로 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동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기 위해 직원 과반수가 가입한 노조를 구성했다. LH는 과반수노조가 없다는 이유로 직원 개별동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 했다.

18일 공공부문 노동계에 따르면 LH노조(위원장 박해철)와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위원장 김진만)는 최근 토지주택공사노조를 과반수노조로 정하고 LH에 통보했다. LH노조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조 중복가입 금지규정을 삭제하면서 조합원들이 토지주택공사노조에 중복가입한 결과다. 토지주택공사노조 조합원은 3천여명에서 3천900여명으로 늘었다. LH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대상 노동자는 6천200여명이다.

토지주택공사노조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은 과반수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사측이 추진하는 근로자 개별동의는 이날부터 법적으로 무효"라며 "개별동의를 추진하면 대규모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LH는 이달 8일 임원진을 소집해 성과연봉제 도입 설명회를 개최를 시도한 데 이어, 지난 14일 본사에서 긴급 부서장회의를 열고 전국적 성과연봉제 도입 설명회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두 노조는 공사가 설명회에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개별동의를 추진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때도 전 직원 설명회를 개최한 뒤 직원들에게 개별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박해철 위원장은 "공사가 직원 개별동의로 복지축소와 임금피크제를 강제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두 노조의 결의를 모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만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를 꼭 막아 내 노조가 함께하면 승리한다는 교훈을 심어 주고 조합원들 간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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